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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본문
우연히 들린 책방에서 제목에 끌려 '물 만난 물고기'라는 책을 골랐다.
책을 꺼내보니 악동뮤지션 이찬혁의 소설이었고 이 소설이 최근에 나온 앨범 <항해> 의 전반적인
세계관과 연결되어 있다고 하였다. 악동뮤지션의 노래를 좋아하는 나였고 영화나 음악을 들으면
세세한 것들까지 분석하려고 하고 찾아보려고 하는 나는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의 목차는, 앨범 속 노래를 기준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항해>로 시작해서 <항해>로 끝이 난다.
선홍빛 구름으로 물든 가을 하늘의 절경.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순간을 가장 가까이서,
가장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관객이 저 구름들이다. (p13)
소설의 처음은 한 남자가 창가에 앉아 해가 지는 바닷가를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남자는 작은별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남자로, 자기 마음대로 카페를 열고 원하는 음악을 틀곤 한다.
이 남자는 사람들에게 이별을 배웠다고 하며 괜찮다며 말하지만 힘들어 보인다.
처음에 이 소설은 옴니버스 식으로 이루어진 것인줄 알았지만 읽다보면,
남자의 과거-현재 이야기가 교차되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의 과거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로, 그 여행에서 만난 '희야'와 함께한다.
'여행'이라는 것은 어떠한 상황을 낭만적으로 포장하곤 한다. 그렇기에 '희야'는 남자에게
환상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희야는 음악과 바다를 좋아하며 자유를 쫓는다.
이런 희야를 통해 작가 이찬혁이 음악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조금 엿볼 수 있었다.
/
" 만약 음악이 없으면 어떨 것 같아?"
" 그럼 난 터벅터벅 걸었을걸? 난 음악을 들을 땐 조금 다르게 걷거든. '타닷타닷'이라든가 '퐁퐁퐁' 걷는 거지."
/
격하게 공감됐던 선이와 희야의 대화다.
평소엔 아무 생각 없이 걷던 발걸음, 보던 풍경들에 음악이 덮혀지는 순간 다르게 느껴진다.
또, 특정 기억을 그때 들었던 음악과 연관짓는 나에게 이 대화는 너무 낭만적이었고 좋았다.
/
가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는지 잊어버려. 그래서 아주 사소한 걸 두려워해.
예를 들면 자신을 따돌리는 아이나, 제 시간에 마감하지 못할 업무 따위를.
이런 걸 보면 비로소 깨닫게 되지, 내가 두려워하던 건 이 거대한 파도 앞에 아무것도 아니구나,
심지어 내 죽음도 여기서는 너무 작은걸.
/
희야가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 그녀에게 파도소리는 음악이 되고
바다는 용기를 주는 존재. 그녀가 왜 그토록 바다로 돌아가려했는지
이러한 구절들을 통해 이해가 되었다.
/
사람들은 긍정을 기다리고 원하면서 실상은 사소한 불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부정적인 것만 쫓아다닌다고.
/
이건 너무 공감됐다. 항상 긍정, 좋은걸 쫓으면서도 하나의 안좋은 상황에 꽂혀
원하는 것을 놓쳐버릴 때가 많다.
/
한바탕 휩쓸고 간 폭풍의 잔해 속에
언제 그랬냐는 듯 잔잔한 파도
비치는 내 얼굴, 울렁이는 내 얼굴
너는 바다가 되고 난 배가 되었네.
" 너는 꼭 살아서, 지푸라기라도 잡아서, 내 이름을 기억해 줘"
" 우리가 노래하듯이, 우리가 말하듯이, 우리가 헤엄치듯이 살길 LIVE LIKE THE WAY WE SING"
/
<항해> 앨범 속, <물 만난 물고기>의 가사이자.
이 작품의 결말이다. 신나는 멜로디 속에서 미처 읽지 못했던 가사들..
이 책을 읽고 난 후 <항해> 속 노래들은 완전히 다르게 읽혔다. 읽길 정말 잘했다.
희야라는 존재는 선이에게 환상이었고 낭만이었다.
<물 만난 물고기> 속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 너는 물감이 되고 난 붓이 되었네 "
희야를 항상 그리워 하며 음악 속에 그녀를 그려낼 선이를 말해주는 것 같아 슬펐다..
이 책 이후로 <항해>라는 앨범이 더욱 잘 와닿고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노래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기분.. 가수로서의 이찬혁도 프로듀서로의 이찬혁도
작가 이찬혁도 나에겐 너무 잘 통한다.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낭만적인 소설 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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